발도르프 교육의 자부심 by 번역가 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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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르프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발도르프 교육의 효용에 대하여


발도르프라는 이름이 처음 내 머릿속에 들어온 건 5년 전, 그러니까 첫째가 다섯 살 적이었다. 당시 몸담고 있던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새 친구가 들어왔는데 본래 다니고 있던 발도르프 어린이집이 문을 닫게 돼 옮기는 거라고 했다. 게다가 마침 새로 맞이한 첫째의 담임선생님도 발도르프형 어린이집에서 근무하신 경력이 있는 걸로 알려졌다. 발도르프라는 단어조차 처음 들어본 그때는 ‘발도르프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엄마 자궁 속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끼도록 교실 벽을 붉은색으로 칠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꽤 유별난 곳이구나 생각했다. 뭔가 오타쿠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인데 그곳에 다녔다는 분들까지 결코 범상치 않아 보였던 것이다. 독특한 취향을 공유하는 소수의 부모들이 모여 그들만의 폐쇄적 공동체를 이룬 곳, 발도르프는 그렇게 요상한 이미지로 처음 내게 다가왔다.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발도르프 교육의 효용에 대하여


발도르프라는 이름이 처음 내 머릿속에 들어온 건 5년 전, 그러니까 첫째가 다섯 살 적이었다. 당시 몸담고 있던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새 친구가 들어왔는데 본래 다니고 있던 발도르프 어린이집이 문을 닫게 돼 옮기는 거라고 했다. 게다가 마침 새로 맞이한 첫째의 담임선생님도 발도르프형 어린이집에서 근무하신 경력이 있는 걸로 알려졌다. 발도르프라는 단어조차 처음 들어본 그때는 ‘발도르프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엄마 자궁 속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끼도록 교실 벽을 붉은색으로 칠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꽤 유별난 곳이구나 생각했다. 뭔가 오타쿠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인데 그곳에 다녔다는 분들까지 결코 범상치 않아 보였던 것이다. 독특한 취향을 공유하는 소수의 부모들이 모여 그들만의 폐쇄적 공동체를 이룬 곳, 발도르프는 그렇게 요상한 이미지로 처음 내게 다가왔다. 

발도르프 교실

하는 소수의 부모들이 모여 그들만의 폐쇄적 공동체를 이룬 곳, 발도르프는 그렇게 요상한 이미지로 처음 내게 다가왔다. 

발도르프 교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0년, 눈떠 보니 나도 그 “폐쇄적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있었다. 첫째의 취학을 앞두고 장고 끝에 입학을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0년, 눈떠 보니 나도 그 “폐쇄적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있었다. 첫째의 취학을 앞두고 장고 끝에 입학을 감행했지만 사실 그새 발도르프에 대한 이해나 신념이 생긴 건 아니었다. 대략 설명하자면 ‘아무래도 일반 학교에는 못 보내겠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옵션을 생각하면 꽃피는 학교 vs. 발도르프 학교로 압축. 그런데 꽃피는 학교는 거리가 멀어 통학버스를 타야 하니 발도르프 낙점!’ 이렇게 된 거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입학 전부터 불과 얼마 전까지 나를 문득문득 멈춰서게 하는 이슈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아이의 학업 문제다. 


발도르프도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대안학교라고 하면 공부나 성적보다 아이의 행복과 내적 성장을 더 중요시하는, 어떤 면에서는 현대사회에 걸맞지 않은 곳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흔하다. 나 역시 발도르프 교육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을 땐 배움보다 놀이에 방점이 찍혀 있는 학교이니 저학년, 길어야 5학년 정도까지 보내고 제도교육으로 옮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 본인이 뜻한 바가 있어 전학을 주장하지 않는 한 이 트랙을 쭉 한번 타보고 싶은 마음이다. 왜냐고? 


이쯤에서 갑자기 고슴도치 엄마 모드를 장착해 지금의 내 아이가 얼마나 반짝반짝하고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는지 공감도 못 살 말들을 늘어놓을 생각은 없다. 나는 능력주의와 물질주의라는 이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뼛속까지 배어 있는 지극히 세속적인 인간으로서 처음부터 내가 궁금했고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결과론적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발도르프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졸업 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몇 명이나 대학교에 진학했고 어떤 전공을 선택했을까? 졸업 후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발도르프 교육이 제대로 키워줬다고 느낄까? 그래서 그 다음은? 그들은 어떤 직업을 선택했고 어느 정도의 경제적 여건을 누리고 있을까?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계속 건강할까?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들은 과연 행복할까?


다행히 이 같은 궁금증을 품은 게 나뿐만은 아닌 게 분명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발도르프 교육 연구소Research Institute for Waldorf Education는 1999-2017년 사이 북미 지역의 발도르프 고등학교 40여 곳을 졸업한 졸업생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내용의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사에 응한 발도르프 졸업생의 98%가 대학에 진학했고 심지어 그중 95%는 본인이 원하던 대학교 톱3 중 한 군데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을 마치고 학위를 딴 학생이 무려 92%, 나아가 석사 혹은 박사 과정까지 밟은 학생도 상당수였다.


이들이 선택한 전공을 살펴보면 예술 분야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회과학, 혹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과목이 46%로 가장 많았고 인문학이 38%로 그 뒤를 이었다. 직업의 경우, 가장 많은 15.5%가 학계 등 교육 분야에 몸담았고 그다음으로 의학 및 보건 분야가 12.3%, 언론 및 예술 분야가 12%였다. 


이 같은 양적 연구와 병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발도르프 졸업생들은 자신의 학창시절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으며 발도르프 교육 덕분에 자발적으로 배우고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갖는 등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습관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여겼다. 특히, 공부를 왜 해야 하고 배움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정서적으로 체득했기 때문에 발도르프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한 과목 혹은 분야에 맞닥뜨리더라도 주눅 들지 않고 도전해볼 수 있었다. 나아가 스스로 혁신적이고 창의적일 뿐 아니라 공감 능력과 리더십까지 갖춘 인재라고 여기는 등 자기자신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0년, 눈떠 보니 나도 그 “폐쇄적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있었다. 첫째의 취학을 앞두고 장고 끝에 입학을 감행했지만 사실 그새 발도르프에 대한 이해나 신념이 생긴 건 아니었다. 대략 설명하자면 ‘아무래도 일반 학교에는 못 보내겠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옵션을 생각하면 꽃피는 학교 vs. 발도르프 학교로 압축. 그런데 꽃피는 학교는 거리가 멀어 통학버스를 타야 하니 발도르프 낙점!’ 이렇게 된 거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입학 전부터 불과 얼마 전까지 나를 문득문득 멈춰서게 하는 이슈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아이의 학업 문제다. 


발도르프도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대안학교라고 하면 공부나 성적보다 아이의 행복과 내적 성장을 더 중요시하는, 어떤 면에서는 현대사회에 걸맞지 않은 곳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흔하다. 나 역시 발도르프 교육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을 땐 배움보다 놀이에 방점이 찍혀 있는 학교이니 저학년, 길어야 5학년 정도까지 보내고 제도교육으로 옮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 본인이 뜻한 바가 있어 전학을 주장하지 않는 한 이 트랙을 쭉 한번 타보고 싶은 마음이다. 왜냐고? 


이쯤에서 갑자기 고슴도치 엄마 모드를 장착해 지금의 내 아이가 얼마나 반짝반짝하고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는지 공감도 못 살 말들을 늘어놓을 생각은 없다. 나는 능력주의와 물질주의라는 이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뼛속까지 배어 있는 지극히 세속적인 인간으로서 처음부터 내가 궁금했고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결과론적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발도르프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졸업 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몇 명이나 대학교에 진학했고 어떤 전공을 선택했을까? 졸업 후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발도르프 교육이 제대로 키워줬다고 느낄까? 그래서 그 다음은? 그들은 어떤 직업을 선택했고 어느 정도의 경제적 여건을 누리고 있을까?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계속 건강할까?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들은 과연 행복할까?


다행히 이 같은 궁금증을 품은 게 나뿐만은 아닌 게 분명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발도르프 교육 연구소Research Institute for Waldorf Education는 1999-2017년 사이 북미 지역의 발도르프 고등학교 40여 곳을 졸업한 졸업생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내용의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사에 응한 발도르프 졸업생의 98%가 대학에 진학했고 심지어 그중 95%는 본인이 원하던 대학교 톱3 중 한 군데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을 마치고 학위를 딴 학생이 무려 92%, 나아가 석사 혹은 박사 과정까지 밟은 학생도 상당수였다.


이들이 선택한 전공을 살펴보면 예술 분야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회과학, 혹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과목이 46%로 가장 많았고 인문학이 38%로 그 뒤를 이었다. 직업의 경우, 가장 많은 15.5%가 학계 등 교육 분야에 몸담았고 그다음으로 의학 및 보건 분야가 12.3%, 언론 및 예술 분야가 12%였다. 


이 같은 양적 연구와 병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발도르프 졸업생들은 자신의 학창시절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으며 발도르프 교육 덕분에 자발적으로 배우고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갖는 등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습관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여겼다. 특히, 공부를 왜 해야 하고 배움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정서적으로 체득했기 때문에 발도르프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한 과목 혹은 분야에 맞닥뜨리더라도 주눅 들지 않고 도전해볼 수 있었다. 나아가 스스로 혁신적이고 창의적일 뿐 아니라 공감 능력과 리더십까지 갖춘 인재라고 여기는 등 자기자신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했다. 

발도르프 교육연구소가 발행한 연구도서

나도 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발도르프 교육의 효용에 관한 연구는 위의 발도르프 교육 연구소 이외에도 이미 많은 곳에서 실시한 바 있었다. 그중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는 발도르프 학부모들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줬다 할 수 있다. 바로 발도르프 학생들이 표준화 시험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두는지 알아본 것이다. 11만 8천여 명이 넘는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그중 2만 4천여 명의 학생에 대해서는 3-8학년까지 5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 발도르프 학생들은 표준화 시험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보다 월등히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들은 평소 학업에 충실한 태도를 지니고 있었고 무단결석 등 불량행동을 보이는 비율도 낮았는데 이 같은 경향은 발도르프 교육 방식을 도입한 미국 공립 학교에서 특히 빛을 발했다. 덕분에 미국 교육 당국 차원에서 발도르프형 공립 학교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무엇보다 발도르프 수학교육에 주목했다. 학생들이 수학적 원리를 적용해 움직이고 노래하며 그림 그리고 건축까지 하는 교육 방식이 고무적이라는 반응이었다. 그렇게 하면 다양한 수학적 셈법을 일상적으로 사고하고 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도르프 학생들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복잡한 분수와 공업 수학, 장제법 등 까다로운 내용들을 실용적이면서도 창의적 방식으로 교육받게 된다. 발도르프 교사들은 이 같은 내용을 우선 특유의 다양한 신체 활동으로 경험해 보게 한 뒤 학생들이 차분한 태도로 노트에 다시 정리하도록 하는데 이처럼 과목 및 분야 간의 경계를 허문 융합 교육이야말로 발도르프의 핵심 교수법이라 하겠다.

   나도 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발도르프 교육의 효용에 관한 연구는 위의 발도르프 교육 연구소 이외에도 이미 많은 곳에서 실시한 바 있었다. 그중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는 발도르프 학부모들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줬다 할 수 있다. 바로 발도르프 학생들이 표준화 시험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두는지 알아본 것이다. 11만 8천여 명이 넘는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그중 2만 4천여 명의 학생에 대해서는 3-8학년까지 5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 발도르프 학생들은 표준화 시험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보다 월등히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들은 평소 학업에 충실한 태도를 지니고 있었고 무단결석 등 불량행동을 보이는 비율도 낮았는데 이 같은 경향은 발도르프 교육 방식을 도입한 미국 공립 학교에서 특히 빛을 발했다. 덕분에 미국 교육 당국 차원에서 발도르프형 공립 학교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무엇보다 발도르프 수학교육에 주목했다. 학생들이 수학적 원리를 적용해 움직이고 노래하며 그림 그리고 건축까지 하는 교육 방식이 고무적이라는 반응이었다. 그렇게 하면 다양한 수학적 셈법을 일상적으로 사고하고 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도르프 학생들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복잡한 분수와 공업 수학, 장제법 등 까다로운 내용들을 실용적이면서도 창의적 방식으로 교육받게 된다. 발도르프 교사들은 이 같은 내용을 우선 특유의 다양한 신체 활동으로 경험해 보게 한 뒤 학생들이 차분한 태도로 노트에 다시 정리하도록 하는데 이처럼 과목 및 분야 간의 경계를 허문 융합 교육이야말로 발도르프의 핵심 교수법이라 하겠다.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 보고서

나는 스탠포드 대학에 앞서 캘리포니아 대학교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가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도 찾아볼 수 있었다. 내용인즉슨 미국 내 공립 발도르프 학교가 늘면서 발도르프 교육의 효용성을 양적 데이터와 질적 데이터 모두를 활용해 알아본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발도르프 졸업생의 SAT 점수는 미국 학생들의 평균 점수를 훨씬 웃돌았다. 이 연구에서는 또한 발도르프 학생과 타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국가평가시험을 실시한 뒤 각 학년별로 성적을 비교해 봤는데 저학년의 경우 발도르프 학생들의 성적이 눈에 띄게 낮았다. 하지만 8학년 학생들이 또래의 타 학교 학생보다 월등히 높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발도르프 학생의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났다.

나는 스탠포드 대학에 앞서 캘리포니아 대학교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가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도 찾아볼 수 있었다. 내용인즉슨 미국 내 공립 발도르프 학교가 늘면서 발도르프 교육의 효용성을 양적 데이터와 질적 데이터 모두를 활용해 알아본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발도르프 졸업생의 SAT 점수는 미국 학생들의 평균 점수를 훨씬 웃돌았다. 이 연구에서는 또한 발도르프 학생과 타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국가평가시험을 실시한 뒤 각 학년별로 성적을 비교해 봤는데 저학년의 경우 발도르프 학생들의 성적이 눈에 띄게 낮았다. 하지만 8학년 학생들이 또래의 타 학교 학생보다 월등히 높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발도르프 학생의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났다.

 

국가평가시험성적 비교: 발도르프 학생 vs. 타학교 학생(저학년에는 뒤처지던 발도르프 학생의 성적이 고학년 들어 역전되는 걸 볼 수 있다)  

발도르프 교육이 이렇게 ‘뒷심’을 발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과 그에 기반한 발달론을 중심축으로 설계된 교육인 만큼 복잡다단하게 작용할 영향들을 모두 설명할 순 없을 것이다. 단, 여러가지 개념과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방식으로 구성된 커리큘럼, 그리고 이들을 과목 구분 없이 다양한 맥락에서 사고하고 적용하도록 하는 교수법이 고학년에 이르러 폭발적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대략 가늠해 볼 수 있겠다. 또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학생들의 높은 행복감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스탠포드 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로 이 행복의 정서야말로 아이들이 자기 안의 최선을 발휘하게 해주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따뜻함’이나 ‘행복함’은 곧 나약함을 의미하며 독하게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라고 여기는 우리나라의 일부 학부모들에게는 그야말로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유네스코에서 발도르프 교육을 21세기 교육모델로 선정한 게 벌써 20여 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정부 관계자들이 툭 하면 발도르프 교육을 대안교육의 모델로 제시하지만 정작 아이들을 발도르프 학교에 보내고 있는 우리로서는 발도르프 교육의 세계적 위상이나 열기 따위 체감하기 힘들다. 오히려 자녀의 학업과 성적을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학부모들 사이에서 외딴섬처럼 고립돼 순진하게 이상이나 좇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게 되는 때가 더 많다. 그래서 위와 같은 객관적 데이터가 더 절실했는지 모르겠다. 입학을 권하면 발도르프 학교는 아이의 현재의 행복을 위해 미래를 저당잡힐 수 있는 헌신적 부모들이나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자신은 그런 리스크 따위 감수할 수 없다는 식으로 선을 긋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나도 그렇게 무모한 사람이 아니며 내 아이가 어디서든 당당하게 설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제대로 돕기 위해 쉽지 않은 이 길을 계속 가고 있는 것이라고.



발도르프 교육이 이렇게 ‘뒷심’을 발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과 그에 기반한 발달론을 중심축으로 설계된 교육인 만큼 복잡다단하게 작용할 영향들을 모두 설명할 순 없을 것이다. 단, 여러가지 개념과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방식으로 구성된 커리큘럼, 그리고 이들을 과목 구분 없이 다양한 맥락에서 사고하고 적용하도록 하는 교수법이 고학년에 이르러 폭발적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대략 가늠해 볼 수 있겠다. 또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학생들의 높은 행복감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스탠포드 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로 이 행복의 정서야말로 아이들이 자기 안의 최선을 발휘하게 해주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따뜻함’이나 ‘행복함’은 곧 나약함을 의미하며 독하게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라고 여기는 우리나라의 일부 학부모들에게는 그야말로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유네스코에서 발도르프 교육을 21세기 교육모델로 선정한 게 벌써 20여 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정부 관계자들이 툭 하면 발도르프 교육을 대안교육의 모델로 제시하지만 정작 아이들을 발도르프 학교에 보내고 있는 우리로서는 발도르프 교육의 세계적 위상이나 열기 따위 체감하기 힘들다. 오히려 자녀의 학업과 성적을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학부모들 사이에서 외딴섬처럼 고립돼 순진하게 이상이나 좇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게 되는 때가 더 많다. 그래서 위와 같은 객관적 데이터가 더 절실했는지 모르겠다. 입학을 권하면 발도르프 학교는 아이의 현재의 행복을 위해 미래를 저당잡힐 수 있는 헌신적 부모들이나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자신은 그런 리스크 따위 감수할 수 없다는 식으로 선을 긋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나도 그렇게 무모한 사람이 아니며 내 아이가 어디서든 당당하게 설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제대로 돕기 위해 쉽지 않은 이 길을 계속 가고 있는 것이라고.

발도르프학교 졸업식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발도르프 학교는 1,090여 개, 발도르프 유치원은 1,860여 개. 이 숫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늘고 있고 각 지역마다 다양한 형태의 연합 및 연구 기관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 한국 발도르프 학교 연합이 창설돼 전국 15개 발도르프 학교가 긴밀하게 소통하며 서로를 애틋하게 지원하는 중이다. (발도르프 교육으로 심신이 피로하거나 회의 혹은 의구심이 들 때 구글 검색창에 “waldorf”를 입력해 보라. 정말이지 큰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발도르프 졸업생 및 학부모로서 발도르프 교육을 지지하고 또 빛내고 있는 셀럽들을 소개하며 이 글을 끝맺을까 한다.

독일 전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동차 디자이너이자 포르쉐 창립자의 증손자인 페르디난트 알렉산더 포르쉐

노벨 생리학상 수상자 토마스 쥐트호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회장 케네스 슈놀트

NATO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뉴욕타임즈 전 편집자 빅터 나바스키

영화배우 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배우 틸다 스윈튼, 제니퍼 애니스톤, 에단 호크, 산드라 블록...

건축가 찰스 로즈

싱어송라이터 레니 크래비츠, 싱어송라이터이자 하프 연주자 조애나 뉴섬...

이외 다수...


- 번역가 이색의 탐구생활 발췌 -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발도르프 학교는 1,090여 개, 발도르프 유치원은 1,860여 개. 이 숫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늘고 있고 각 지역마다 다양한 형태의 연합 및 연구 기관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 한국 발도르프 학교 연합이 창설돼 전국 15개 발도르프 학교가 긴밀하게 소통하며 서로를 애틋하게 지원하는 중이다. (발도르프 교육으로 심신이 피로하거나 회의 혹은 의구심이 들 때 구글 검색창에 “waldorf”를 입력해 보라. 정말이지 큰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발도르프 졸업생 및 학부모로서 발도르프 교육을 지지하고 또 빛내고 있는 셀럽들을 소개하며 이 글을 끝맺을까 한다.

독일 전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동차 디자이너이자 포르쉐 창립자의 증손자인 페르디난트 알렉산더 포르쉐

노벨 생리학상 수상자 토마스 쥐트호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회장 케네스 슈놀트

NATO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뉴욕타임즈 전 편집자 빅터 나바스키

영화배우 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배우 틸다 스윈튼, 제니퍼 애니스톤, 에단 호크, 산드라 블록...

건축가 찰스 로즈

싱어송라이터 레니 크래비츠, 싱어송라이터이자 하프 연주자 조애나 뉴섬...

이외 다수...

https://m.blog.naver.com/may5024/222922339339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발도르프 교육의 효용에 대하여


발도르프라는 이름이 처음 내 머릿속에 들어온 건 5년 전, 그러니까 첫째가 다섯 살 적이었다. 당시 몸담고 있던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새 친구가 들어왔는데 본래 다니고 있던 발도르프 어린이집이 문을 닫게 돼 옮기는 거라고 했다. 게다가 마침 새로 맞이한 첫째의 담임선생님도 발도르프형 어린이집에서 근무하신 경력이 있는 걸로 알려졌다. 발도르프라는 단어조차 처음 들어본 그때는 ‘발도르프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엄마 자궁 속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끼도록 교실 벽을 붉은색으로 칠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꽤 유별난 곳이구나 생각했다. 뭔가 오타쿠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인데 그곳에 다녔다는 분들까지 결코 범상치 않아 보였던 것이다. 독특한 취향을 공유하는 소수의 부모들이 모여 그들만의 폐쇄적 공동체를 이룬 곳, 발도르프는 그렇게 요상한 이미지로 처음 내게 다가왔다. 


발도르프 교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0년, 눈떠 보니 나도 그 “폐쇄적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있었다. 첫째의 취학을 앞두고 장고 끝에 입학을 감행했지만 사실 그새 발도르프에 대한 이해나 신념이 생긴 건 아니었다. 대략 설명하자면 ‘아무래도 일반 학교에는 못 보내겠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옵션을 생각하면 꽃피는 학교 vs. 발도르프 학교로 압축. 그런데 꽃피는 학교는 거리가 멀어 통학버스를 타야 하니 발도르프 낙점!’ 이렇게 된 거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입학 전부터 불과 얼마 전까지 나를 문득문득 멈춰서게 하는 이슈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아이의 학업 문제다. 


발도르프도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대안학교라고 하면 공부나 성적보다 아이의 행복과 내적 성장을 더 중요시하는, 어떤 면에서는 현대사회에 걸맞지 않은 곳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흔하다. 나 역시 발도르프 교육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을 땐 배움보다 놀이에 방점이 찍혀 있는 학교이니 저학년, 길어야 5학년 정도까지 보내고 제도교육으로 옮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 본인이 뜻한 바가 있어 전학을 주장하지 않는 한 이 트랙을 쭉 한번 타보고 싶은 마음이다. 왜냐고? 


이쯤에서 갑자기 고슴도치 엄마 모드를 장착해 지금의 내 아이가 얼마나 반짝반짝하고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는지 공감도 못 살 말들을 늘어놓을 생각은 없다. 나는 능력주의와 물질주의라는 이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뼛속까지 배어 있는 지극히 세속적인 인간으로서 처음부터 내가 궁금했고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결과론적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발도르프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졸업 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몇 명이나 대학교에 진학했고 어떤 전공을 선택했을까? 졸업 후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발도르프 교육이 제대로 키워줬다고 느낄까? 그래서 그 다음은? 그들은 어떤 직업을 선택했고 어느 정도의 경제적 여건을 누리고 있을까?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계속 건강할까?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들은 과연 행복할까?


다행히 이 같은 궁금증을 품은 게 나뿐만은 아닌 게 분명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발도르프 교육 연구소Research Institute for Waldorf Education는 1999-2017년 사이 북미 지역의 발도르프 고등학교 40여 곳을 졸업한 졸업생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내용의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사에 응한 발도르프 졸업생의 98%가 대학에 진학했고 심지어 그중 95%는 본인이 원하던 대학교 톱3 중 한 군데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을 마치고 학위를 딴 학생이 무려 92%, 나아가 석사 혹은 박사 과정까지 밟은 학생도 상당수였다.


이들이 선택한 전공을 살펴보면 예술 분야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회과학, 혹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과목이 46%로 가장 많았고 인문학이 38%로 그 뒤를 이었다. 직업의 경우, 가장 많은 15.5%가 학계 등 교육 분야에 몸담았고 그다음으로 의학 및 보건 분야가 12.3%, 언론 및 예술 분야가 12%였다. 


이 같은 양적 연구와 병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발도르프 졸업생들은 자신의 학창시절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으며 발도르프 교육 덕분에 자발적으로 배우고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갖는 등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습관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여겼다. 특히, 공부를 왜 해야 하고 배움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정서적으로 체득했기 때문에 발도르프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한 과목 혹은 분야에 맞닥뜨리더라도 주눅 들지 않고 도전해볼 수 있었다. 나아가 스스로 혁신적이고 창의적일 뿐 아니라 공감 능력과 리더십까지 갖춘 인재라고 여기는 등 자기자신에 대한 자부심도 


발도르프학교 졸업식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발도르프 학교는 1,090여 개, 발도르프 유치원은 1,860여 개. 이 숫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늘고 있고 각 지역마다 다양한 형태의 연합 및 연구 기관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 한국 발도르프 학교 연합이 창설돼 전국 15개 발도르프 학교가 긴밀하게 소통하며 서로를 애틋하게 지원하는 중이다. (발도르프 교육으로 심신이 피로하거나 회의 혹은 의구심이 들 때 구글 검색창에 “waldorf”를 입력해 보라. 정말이지 큰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발도르프 졸업생 및 학부모로서 발도르프 교육을 지지하고 또 빛내고 있는 셀럽들을 소개하며 이 글을 끝맺을까 한다.

독일 전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동차 디자이너이자 포르쉐 창립자의 증손자인 페르디난트 알렉산더 포르쉐

노벨 생리학상 수상자 토마스 쥐트호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회장 케네스 슈놀트

NATO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뉴욕타임즈 전 편집자 빅터 나바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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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찰스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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