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처음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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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인생에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바로 "출산과 육아"입니다.

아이를 낳는 것까지는 그럭저럭 남들이 하는 것처럼 해왔는데,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육아이론은 왜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지.. 길을 잃고 갈팡질팡 하게 되었고, 

하루하루 제가 부족한 엄마라고 느끼게 하는 콘텐츠가 쏟아졌습니다. 

"36개월까지는 엄마와 함께 지내는 것이 좋다!"라는 말에 그 말을 지키고자 노력했으나…

그 어려운 시기를 아이와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 알려주는 사람은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출산 이후 18개월, 휴식을 가져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에 보육기관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19개월 아기를 맡기는 것이다보니 꼼꼼하게 체크하려고 리스트를 만들었지만, 사실상 그 리스트는 쓸모가 없었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기관들의 아이들 공간이 너무 좁아서 놀랐고,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커리큘럼, 보육교사의 자질, 그리고 금액 등 리스트에 적힌 것들을 체크하기 전에, 생활공간이 너무 답답해서 도무지 그 곳에 아이를 맡길 마음이 들지 않더군요.

그러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이, 강남발도르프킨더가르텐 입니다.

마당이 있는 2층 주택이었습니다. 아래층에 방이 3개, 윗층에 방이 2개 있는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가정집 같았습니다. 은은한 자연광이 드는 공간이 따뜻하고 편안했고, 크기도 아이들이 생활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층 방과 놀잇감>


15명정도의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었어요. 명절에 할머니댁에 모인 친척형과 누나들처럼 자유롭고 재미있게 놀더군요. 19개월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저의 아이는 막내 생활을 오래했는데, 형과 누나들에게 배려받고 존중받으며 잘 지냈습니다. 어쩌다 5세 형아가 양보를 하지 않으면, 7세 형이 “양보해 주자! 얘는 애기잖아!”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저의 아이는 아직도 그때 만난 6~7세 형, 누나들이 가장 좋다고 이야기 합니다.  

    

<형아❤️>                                                         <나도 형아처럼>                <동지팥죽과 등불>


“열린 놀잇감”만 있습니다. 튼튼한 나무로 만든 사다리와 널판지는 집, 배, 2층버스, 세차장, 아이스크림가게로 시시각각 변합니다. 열매, 조개껍데기, 원목, 천으로 만든 놀잇감들로 디테일을 살리기도 해요. 어린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창조하고 친구들과 공유하며 함께 꾸려나가는 것은 볼때마다 놀랍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원목악기들이 많은데, ‘마블트리’를 비롯해 여러가지 악기들이 내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평온해집니다. 

<발도르프 놀잇감>                                                             <밀랍 크레용, 물감>


부엌에서는 요리선생님이 음식을 만드시고, 맛있는 냄새가 나면 아이들이 요리선생님께 달려가 음식을 조금 맛보아요. 꼭 아기새 같아서 정말 귀엽습니다. 이제 저도 좀 요령과 여유가 생겨 집에서 음식을 하는데, 우리집 어린이가 달려와서 “엄마, 이제 무슨 맛있는 냄새에요?” 하면 음식을 조금 덜어주는데, 행복한 순간 중 하나입니다. 

이 기관에서 주는 간식과 점심은 할머니가 해주시는 건강한 음식 같아요. 유기농 재료를 건강한 방식으로 조리해서 엄마가 음식에 대해 안심할 수 있습니다.

식판이 아닌 청자그릇에 음식을 줍니다. 우리집 어린이는 집에서도 유리컵과 자기그릇을 사용하는데, 한 번도 깨뜨린 적이 없습니다. 본능인지 학습인지, 그릇을 조심스럽게 다루더군요. 

<어느 날의 오전 간식>


산책을 거의 매일 나갑니다. (날씨, 미세먼지, 아이들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해요) 산, 공원, 놀이터로 나가 친구들과 뛰노는 건 얼마나 즐거울까요? 우리집 어린이는 채집을 좋아합니다. 빨강, 노랑, 보라색의 다양한 열매들과 도토리를 얻기 위해서는 험한 길을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새로 온 아이들의 적응도 다른 곳과는 좀 다릅니다. 아이에 맞추어 유연하게 진행됩니다. 보통 3주간의 기간동안 엄마와 함께 등원합니다.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을 주고 기다려 줍니다. 엄마는 바느질을 하면서 아이들의 생활을 엿보고요. 하루만에 킨더에 푹 빠져 적응을 완료하는 아이들도 있고, 우리집 꼬맹이는 4주 정도의 적응기간을 거쳤습니다. 

5세부터는 프로그램이 다양해져서 오이리트미, 뮤지컬영어, 목공(6세이상)을 시작하는데, 우리집 4세 꼬마는 내년이 되면 형, 누나들처럼 오이리트미랑 영어, 그리고 목공을 할거라며 틈만 나면 벼르고(?) 있습니다. (목공은 어차피 못함) 내가 좀 더 커서 멋진 형, 누나가 될 걸 기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킨더에 보내길 잘 했다는 마음이 들어요.


저는 육아이론 전문가도 아니며, 발도르프 이론에 대해 상당한 이해가 부족하며, 그렇기에 깊은 공감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집 4세 순둥맨은 어느 기관에 가서든 행복하게 잘 지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엄마는 다를 것 같아요. "설마 괜찮겠지..." 하고 애써 안심하고 아이를 보내놓으면 어딘가 불편한 마음이 생길 것 같아요. 

아이들의 성장을 온 마음으로 응원해 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신 킨더이기에, 마음 푹 놓고 엄마의 시간을 가지고 있고 아이의 성장을 느긋하게 기다려 줄 수 있게 되었어요. 

매일 생각합니다. 나와 내 아이, 그리고 남편은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구나. 좋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으며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구나.

오늘은 추석행사가 있어, 한복을 입고 송편을 만드는 날입니다. 6시 30분에 일어난 어린이는 눈 뜨자마자, “엄마, 오늘 송편만들거에요! 반죽 할 거에요!” 하며 한복을 옷장에서 꺼내 주섬주섬 입습니다. (아직 세수, 양치질 하기 전임)  

행사 덕에 평소보다 일찍 등원한 아이를 보내고,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고 있는데요. 행복합니다. 아이를 안심하고 맡기고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육아가 다소 버거운 엄마가 있다면, 강남발도르프킨더가르텐을 강력 추천하고 싶습니다.


<비가 안오지만 우산이 쓰고 싶은 어린이>

<한복에 크록스가 신고 싶었던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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